─────────,6/…━ 휘바람 소리

어두운 저 하늘 탓일까?

백지[白紙] 2011. 11. 29. 23:12

          어두운 저 하늘 탓일까? 금방이라도 굵은 빗줄기가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이다. 짙은 내 외로움이 그리움이라는 단어를 안고 잿빛 하늘을 헤맨다. 어쩌면 내 마음속 어둠이 저 하늘보다 더 먼저 볼 위로 물줄기를 이룰지도 모르겠다. 그리움의 대상이 있다는 것은 메마르고 지친 마음에 윤활유가 된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전화요금을 생각하지 않고 전화를 주고받던 사람, 전화기가 뜨거워 더는 통화를 할 수 없을 때쯤이야 통화를 끝냈던 전화 친구가 생각난다. 서로가 구속되지 않는 마음으로 순간순간 일어났던 화젯거리를 전화라는 두레박 속에 담아 열심히 나르던 마음 편한 친구. 유쾌한 웃음소리, 적당한 음성 크기에 선명한 언어전달, 대화 중간마다 유머가 있어 통화를 끝내고 나서도 내 마음은 맑음으로 하루를 마감할 수 있게 했던 사람. 숨기고 싶은 속내까지도 얘기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가 멀리 있다는 것과 얼굴을 볼 일이 없다는 것이었지. 너무 아파서 전화를 받지 못했던 그때 나를 너그럽게 이해해 주고 다시 한 번 "날씨도 흐리고, 기분도 별로고 그래서 그냥 전화했는데 통화 가능해"하며 목소리를 들려주면 안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