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휘바람 소리 60

날씨 탓일거야.

날씨 탓일거야 장마철도 아닌데 몇 날 며칠째 흐림, 그리고 비가 내린다. 젖어 있는 마음 그늘진 곳에서는 곰팡이가 설고 퀴퀴한 냄새가 난다. 햇빛에 내어놓고 말리 수 있는 날이 언제쯤일까. 언제쯤 흐린 날이 끝나고 비가 멈춰지고 맑은 가을 하늘에 햇빛을 볼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는 하는 걸까. 축축하게 젖은 마음이 마른기침을 한다. 빗물을 타고 오는 우울함은 나와 무관하다고 애써 웃어 보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나이 숫자만큼 말라버린 눈물샘 여린 감정 따위는 없을 거라던 예상은 늘 그랬듯 비켜갔다. 무기력함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하루 바라보는 시곗바늘은 4시 26분 16초 약속을 지켜야 하는 남은 시간에 묶여있는 발목이 저리기 시작한다. 창밖을 바라본다. 거리엔 빗방울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