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휘바람 소리

날씨 탓일거야.

백지[白紙] 2015. 11. 19. 15:54

        날씨 탓일거야 장마철도 아닌데 몇 날 며칠째 흐림, 그리고 비가 내린다. 젖어 있는 마음 그늘진 곳에서는 곰팡이가 설고 퀴퀴한 냄새가 난다. 햇빛에 내어놓고 말리 수 있는 날이 언제쯤일까. 언제쯤 흐린 날이 끝나고 비가 멈춰지고 맑은 가을 하늘에 햇빛을 볼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는 하는 걸까. 축축하게 젖은 마음이 마른기침을 한다. 빗물을 타고 오는 우울함은 나와 무관하다고 애써 웃어 보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나이 숫자만큼 말라버린 눈물샘 여린 감정 따위는 없을 거라던 예상은 늘 그랬듯 비켜갔다. 무기력함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하루 바라보는 시곗바늘은 4시 26분 16초 약속을 지켜야 하는 남은 시간에 묶여있는 발목이 저리기 시작한다. 창밖을 바라본다. 거리엔 빗방울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진 나뭇잎들로 무성하다. 빗물에 젖어 미동도 하지 않는 나뭇잎에 물어본다. "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2015.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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