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휘바람 소리

여자라는 이름

백지[白紙] 2016. 6. 2. 18:30

          여자라는 이름 하루 중 누군가를 생각이란 단어에 올려놓고 한껏 그리워 하는 것은 여자라는 이름을 찾고 싶어서일까. 하루가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여자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듯이 습관처럼 거울 앞에 앉아서 머리를 만지고 화장을 하던 거울 속 그 여자, 그는 가냘픈 여자였다. 차가운 불빛 아래 비틀거리는 그림자가 안쓰러워 길모퉁이 숨어 사랑을 나누는 연인의 형상을 하고 더러는 우는 그런 날도 있었으니. 장롱 속에 묻혀버린 짧은 치마, 여자가 치마를 버렸다는 것은 여자이기를 포기해야 했던 절박함은 아니었는지. 아내라는 이름을 지우던 그 날, 약한 여자에서 강한 엄마로 살기 위해 포기해버린 여자라는 이름, 그 이름을 다시 찾을 때쯤 거울 속 그 여자는 탄력 잃은 피부와 흰 머리카락과 주음 살로 가득한 늙은 여자, 잃어버린 여자라는 이름 그 이름, 그 여자는 여자였던 적이 있기나 했을까. 2016. 06.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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